아시안컵 4강전을 보고 안타까우면서도 화가 낫다. 매우 아쉬운 결과다. 우리가 한 두수 아래라 보았던 요르단에게 패하여 아시안컵 결승에 오르지 못하게 됐다. 질 수는 있다. 우리도 브라질, 스페인을 이긴 적이 있지 않은가?
그러나 어제 경기를 보면서 안타까우면서도 화가 났던 건 우리가 일방적으로 졌다는 것이다. 이전에도 무슨무슨 참사라 하여 하위 팀에게 진 적이 몇 번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우리가 내용적으로는 우세했거나 비슷했는데 운이 따르지 않아 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우리보다 하위팀을 상대로 힘도 제대로 써 보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패한 적은 없었다. 고전은 했지만 일방적으로 진 적은 내가 아는 한 없었다.
또 하나는 우리 팀의 세계적인 선수 몇 명은 죽어라 뛰는데 그들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몇몇 선수들은 그들만큼 뛰지를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두 번의 연장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으니 힘은 들겠지만 그럼에도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뛰는데 그렇지 못한 선수가 그들만큼 뛰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한편 생각해 보면 그렇기에 그들만큼 뛰어난 선수가 되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겠다.
물론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는 위로와 격려를 해 주어야 한다. 그들보다는 무전술로 일관한 감독이 비난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이 경기를 보고 나니 나의 모습도 반성이 된다.
내가 성공한 사람들 정도의 노력을 했는가? 내 인생에 그들만큼 최선을 다했는가?
성공한 이들은 죽어라 뛰는데 나는 그저 유유자적 인생을 낭비하고 있지 않은가?
부끄럽다. 내 모습이 그런 모습이다. 어느 일을 하건, 어떤 가치관을 가졌건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그렇게 살지 못했다.
왜 최선을 다하지 못했을까? 방향이 없어서다. 방향이 없으니 우왕좌왕하다 시간만 보내버렸다. 다시금 정리하고 방향을 제대로 맞춰야겠다. 그래야 한 번뿐인 귀중한 인생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