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풀 속의 또 다른 세계

사무실 인근을 걷다 문득 발아래를 보고 깜짝 놀랐다.

 

 

발 밑을 보니 들풀 사이로 조그만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있다.

무심결에 꽃들을 밟을 뻔했다.

발밑도 조심하며 걸어야지.

저 들풀 속에 또 다른 세계가 있는 걸.

무심결 내 발에 무너질까 두려웠다.

 

 

잘려나간 나무 기둥이 그루터기 되어 있다.

우리 눈엔 안 보이는 풀밭의 많은 벌레며 곤충이며 지나가다 쉬어 갈듯.

우리네 삶도 쉬어가며 쉬어주며

서로 보듬을 수만 있다면 한결 수월할 텐데...

 

 

 

깊어지는 밤 시간 동네 예배당.

어둠과 가로등 불빛이 잘 어울린다.

어두운 듯 밝은 풍경.

살아가는 날들도 어둠과 빛이 쉼 없이 반복된다.

때론 예배당의 종소리가 그리워진다.

종교가 있건 없건

경배할 대상이 있는 한 인간은 외롭지 않다.

 

 

 

인도 옆에 봄날의 꽃잎들이 흩어져 있고

풀꽃 하나 피었다.

스러진 잎도 피어난 꽃도 모두 아름답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존재하는 것은 선하다 했다.

마찬가지로 존재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

존재의 본성은 그렇다면

세상에 희망은 분명 있다.

지금의 혼란과 고통은 과정일 뿐.

다만 그 과정을 온전히 인내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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