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죄가 징벌을 받지 않는다면 섭리를 믿을 필요가 없고,
이 세상에서 모든 죄가 징벌을 받는다면 최후의 심판을 기대할 수 없다.
- 어거스틴 -
종교를 믿는 사람이나 안 믿는 사람이나 이해하기 힘든 것들이 있다.
악인들에 대한 징벌의 문제도 그중의 하나이다.
정말로 절대자가 존재한다면 자신이 창조한 세상과 사람을 괴롭히는 악인들을 왜 그냥 두시는가?
그런 모습을 보면 과연 하나님의 섭리가 어디 있는지 의아할 때가 있다.
벌을 받는 악인들도 있지만 죄를 짓고도 오히려 잘 사는 인간들도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한 세상 고통만 당하다 생을 마감하는 선인도 얼마든지 있다.
좋은 일 많이 하고 착하게 살았지만 불행하게 죽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남겨진 가족들의 불행도 마찬가지다.
이런 질문은 특히 종교인들에겐 골치 아프고 시원하게 대답하기 힘든 문제다.
책을 읽던 중 이런 질문에 딱 어울리는 글을 발견했다.
중세에 살았던 존 프뢰벨이라는 성직자의 책 속에 소개된 어거스틴의 글이다.
살았을 때 죄에 대한 모든 벌을 받는다면 죽음 뒤의 심판은 의미가 없어진다.
이야말로 처벌되지 않는 악에 대한 시원한 답이 아닐까?
또한 보상받지 못한 선행에 대한 대답도 된다.
그래서 우리는 선하게 살아야 한다.
그리고 잘 나가는 악인들을 부러워하지 말아야 한다.
그저 하나님의 섭리를 믿어야 한다.
물론 내세를 믿지 않는다면 소용없는 대답이긴 하다.
그러나 내세가 있다고 믿는 것이 고단한 이 세상을 살아 가는데,
그리고 이해하기 힘든 이 세상을 바르게 살아 가는데 도움이 된다.
하나님의 섭리를 믿는 것이 참다운 마음의 평안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