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산에 올라 "야호!!"하고 외치면 소리가 저산에 부딪히며 "야호!!" 하는 같은 소리를 만들어 낸다. 이른바 메아리가 들리는데 영어로는 '에코'라고 한다. 에코는 형체는 없이 소리만 되뇌어 줄 뿐이다.
그런데 그거 아는가? 에코도 원래는 형체, 즉 육체를 가지고 있었다. 그럼 에코는 왜 육체를 잃어버리고 소리만 남게 되었을까?
에코
에코는 원래 숲의 요정이었다. 그리고 수다쟁이였다. 항상 조갈조갈 말을 하고 다녔다. 그런데 어느 날 일이 터졌다.
올림포스 산에 사는 신들 중에 제우스는 난봉꾼으로 유명했다. 그리스로마 신화를 보면 제우스는 넘치는 정욕을 어찌하지 못하고 여기저기서 처녀들을 납치해서 사랑을 나누곤 했다. 어떤 때는 소로 변해서 소녀에게 접근하고 어떤 때는 새벽이슬로 변해서 접근하기도 했다. 당연히 그 부인인 헤라는 남편을 단속하기에 바빴다.
그날도 헤라는 제우스가 사라지자 낌새를 눈치채고 그를 찾아 나섰다. 그리고 제우스가 숨어 있는 듯한 숲으로 갔는데 여기서 에코를 만났다. 헤라는 에코에게 제우스가 어디로 갔는지를 물어보았다.
에코, 헤라에게 벌을 받다
그러나 눈치가 없는 건지, 제우스를 위해 일부러 그런 건지 에코는 헤라를 상대로 끝도 없이 수다만 늘어놓았다. 덕분에 제우스는 헤라를 피해 도망갈 수 있었다.
이를 안 헤라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그래서 에코에게 벌을 주었다.
"너의 그 수다 때문에 제우스를 놓쳤다. 이제 너는 더 이상 수다를 떨 수 없을 것이다. 오직 남의 말이 끝나야만 지껄일 수 있을 것이다. 너는 절대 먼저 말하지 못할 것이야!"
그 이후로 에코는 먼저 말을 하지 못하고 남의 말이 끝나야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자기의 말이 아니라 좀 전에 말을 한 사람의 말만 되풀이할 수 있었다.
이제 왜 메아리가 생겼는지 알겠는가? 숲의 요정 에코가 등산객의 소리를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에코의 짝사랑, 상대는 누구?
그런데 에코에게 더 큰일이 생겼다. 에코 앞에 너무나 잘 생기 미남 청년이 나타난 것이다. 그의 이름은 나르키소스였다.
나르키소스가 누군가? 자기 모습에 반해 무레 비친 자기 모습을 보다가 죽어 수선화가 되었다는 바로 그 나르키소스다. 에코는 나르키소스에게 반해 그의 뒤를 따라다녔으나 그에게 사랑을 고백할 수 없었다.
남의 말을 따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코는 숲에 숨어 나르키소스가 하는 말을 따라만 했다. 하도 그러니 그는 화가 났다. 누군지 모르는 데 소리만 들리고 그것도 자기가 하는 말을 따라만 하는 어떻게 화가 안 날까.
그러다 참지 못한 에코가 나르키소스를 뒤에서 안고 말았다.
그러자 나르키소스는 매우 화가 난 목소리로 "뭐야 너 따위가 나를 안아. 내가 널 안느니 죽고 말겠다. 저리 가!"
그의 불같은 소리를 들은 에코는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곧바로 숲 속으로 몸을 감추었다. 그리고 그 수치심에 숲 속에서 혼자 지내며 매일 여위어만 갔다.
그러다 세월이 지나자 에코는 소리만 남고 몸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이것이 에코, 즉 메이라가 생긴 사연이다.
정말 사랑하고 있는가?
에코는 나르키소스의 화난 말투에 부끄럽고 수치스러워 숲 속 동굴에서 혼자 살다 목소리만 남게 되었다. 정말 그를 사랑했다면 그가 화를 낸다 해도 그의 주변에 계속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상대의 말에 상처를 받고 돌아서 버리고 더구나 수치심을 곱씹고 있다면 그걸 정말 사랑이었다 할 수 있을까? 상대가 아닌 자기를 사랑했다고 하는 게 더 맞는 말 아닐까?
에코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가 슬퍼 보이긴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에코는 나르키소스보다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한 게 아닌가 싶다. 정말 사랑한다면 자존심도 내려놓을 테니까 말이다.
아래 글에서 프란체스카 여사의 시를 읽어 보라. 진실한 사랑은 어떤 것인지 볼 수 있을 것이다.
연서. 프란체스카 여사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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